오랜만에 혜령이 블로그를 다녀왔다. 시험친다, 귀찮아졌다 핑계대면서 블로그를 하지 않은지 두달가량 되어가는 것 같다. 녀석은 그동안 참 많은 글을 써왔다. 싸이에 쓰기 낯간지러운 글들이라면서..
나는 펜으로 쓰는 글을 좋아한다. 일기장에 두서없이 써내려가는 한두줄이 좋고 아무데서나 꺼내어 끄적여대는 그림그리기가 좋다. 로그인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읽고 무슨 생각을 할까 걱정하며 쓰는 글들이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었다. 블로그가 이력서마냥 취업의 필수수단이 되자 시작한 이 블로그에 정이 안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던 것 같다. 혜령이 블로그에서 마음이 담긴 이야기들을 읽고 내 블로그에 왔더니, '보여주기'용의 스크랩들과 말투가 참 불편하게 느껴졌다.
졸업하고 나서 튀어나오든, 버벅거리든 영어로 말해야만 했던 일상들이 없어지고 온종일 집에만 있다보니 이제는 말할 일이 없어졌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쓸 일도 없어져 버렸다는것. 집밖으로 잘 나가지 않지만 가게에서, 은행에서 사람들과 부딪힐 때마다 걱정스러웠다. 전화통화를 해야하는 상황들도 꺼려졌다.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스크린과 대화하고 한국 tv를 보며 희죽대는 것이 전부이다보니 말하는 방법도 글쓰는 방법도 조금씩 까먹었다. 좋아하던 일기조차 쓰지 않아 나의 글투도 잃어버릴 지경에 이르렀다. 농담반으로 영어도, 한국어도 까먹어간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정말 걱정된다. 스무해가 넘게 산 곳의 언어와 이년이 넘게 살고있는 곳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있다니.. 참 슬프고 한심한 일이다.
혜령이의 일기같은 블로그를 보니, 나도 뭔가 나의 생각의 발자취를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음악, 뮤지션에 관한 이야기라든가, 피곤한 취업준비라든가, 보고싶은 은사님과의 추억이라든가.. 내 안에서 뭉뚱그려져 맴돌기만 하던 이야기들을 적어보아야 겠다. 보이는 것에만 익숙해 수동적이 되어버린 나에게, 펜을 들어 쓰고 그릴 기회를 다시 주고 싶다. 나의 이야기에 가상에서든 종이위에든 모습을 주고 싶다.
그래서 영어로든, 한국어로든 이제부터는 이 곳에 정을 붙이고 글을 써볼까 한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써주세염써주세염 ㅎㅎㅎ 내 블로그 애독자였군하 ㅎㅎㅎ 생유 ㅠㅠ 근데 저기 위에 메뉴 어케 나눠써?>>>>>>>>??????????????능력자
ReplyDelete메뉴?ㅋㅋㅋ
ReplyDelete미안하다 오늘 배경바꾸어 버렸다;;;;; 니 댓글도 지금 봄..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