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15, 2015

02.15.15 - 스트레스 푸는 방법

최근 나도 모르는 사이, 그동안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몇 가지를 애써 하려는(?) 나를 발견했다. 왜 갑자기 그런 것들에 관심이 커졌을까 곰곰히 생각해봤다. 한 가지 단서. 지인들과 만나면 궁금해 물어본 질문중 하나가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가였다. 그들이 즐겨쓰는 방법중 몇 가지를 따라하다가 관심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뭔소린지)

-쇼핑
일부러라도 윈도우쇼핑 다니려고 애를 썼다. 애썼다 하면 이상한데 나는 몇 년전 이사갈 때 짐을 잃는 큰 사건들을 겪은 뒤로(항공사와 3개월간 싸운) 물건을 모으는 일에 흥미를 잃었다. 그 좋아하던 귀걸이, 팔찌 모으는 일도, 잡다하고 소소한 물건을 모으는 일도 모두. 옷도 마찬가지. 그런데 좋아하는 선배가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인상적이었나보다.

-쇼핑2
화장품에 관심이 생겼다. 월급날 다가오면 오렌지색 립스틱을 사볼까, 연보라색 틴트를 사볼까 한다. (허나 산 적이 없다..화장을 짙게 잘 하지 않으니)

-운동+사우나
이건 그냥 하다보니 발견. 정성스럽게 PT수업을 따라한다. 땀이 흐르면서 늘어진 뱃살이 짜증난다. 땀흘리다보면 왠지 불순물을 내보내고 정리하는 느낌. 속도 7.0~9.0으로 헉헉대며 몇 분 뛰면 괜히 뿌듯하다. 그리고 나서 사우나. 포인트는 운동을 너무 과도하게 하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오늘이 딱 좋았다. 살짝 모자란 듯 운동하고 사우나에 가서 세신까지. 물방울 댕글댕글 달린 천장을 바라보며 무념무상. 괜찮은 기분.

-미드+쓰레기적인 하루
미드는 보고보고 또봐도 안질리는 것 같다. 이런 게 취미인가. 별로 재미난 프로그램을 잘 안하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재밌다. 빠져든다. 재미없어도 그냥 본다. 소파에 널부러져서 본다. 몇 시간이 훌쩍 간다. 새벽이 된다. 새벽 3시가 되면 별로 저렴하다 생각하는 프로그램도 그냥 앉아 본다. 이렇게 쓰레기같은(?) 하루를 보내면 잠잘때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든다. 다음날 아침에 불안감 비슷한 기분으로 일어나 알찬 하루를 보내려고 노력한다. 

백신, 몸이 이길만한 바이러스를 넣고 내성이 생기도록 만든다 했던가. 나에게 미드+쓰레기 하루는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한다는 의무감에도 하기 싫을 때, 그냥 안하고 내버려뒀다가, 다음날 정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그런 활동인 것 같다. (스트레스 푸는 게 아니라 쌓이게 하는 방법인 것 같기도.)